그 아이의 인생을 결정짓는 논의 - 아동복지심의위원회를 알고 있나요?

작성자
InCRC
작성일
2017-09-29 11:20
조회
56
우리나라는 보건복지부가 아동복지서비스 전달체계 전반을 관할하며, 중앙에서 지방자치단체 행정조직으로 아동복지서비스가 전달되는 공공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1 아동복지심의위원회는 이러한 공공전달체계의 핵심기구로 존재하며, 아동정책 및 아동보호와 관련된 사항을 심의하는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지역사회 수준에서 가정 외의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 대한 일차적인 보호방법을 결정합니다(「아동복지법」 제12조).

즉, 아동복지심의위원회의 존재이유는 가능한 빠르고 즉각적인 대응을 통해 아동을 보호하고자 하며, 이웃과의 관계·학교생활 등 아동에게 친숙한 생활환경을 고려하고, 원가정복귀의 가능성을 단절시키지 않으며,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아동에게 가장 좋은 지원방법을 찾기 위함입니다. 또한 특정한 개인의 생각보다는 아동과 관련한 행정·교육·법률·의료 등 다양한 전문가가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아동 최상의 이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제도입니다.

이렇게 의미 있는 제도가 지금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3.8. 경북 칠곡군에서 발생했던 학대피해아동 사망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만큼 분명 지역사회 내부의 아동보호체계를 강화할 필요성을 통감하였을 것임에도, 경북 칠곡군이 아동복지심의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조례는 2016.12.30. 제정되었고(「칠곡군 아동복지심의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 2017.7.24.에 이르러 제1회 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미 2012년부터 각 지자체는 법에 근거하여 아동복지심의위원회를 설치할 의무가 있었으나, 독립단위인 지자체에 이를 강제할 방법은 사실상 없었던 것이죠.

칠곡군은 지난 21일 백선기 군수를 비롯한 관계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아동복지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아동복지심의위원을 신규 위촉했다. 이날 회의는 아동복지 전문가 10여명이 모여 요보호아동 보호조치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2017.7.24.자 매일일보 기사
http://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328687

국제아동인권센터는 함께 연대활동을 하고 있는 아동인권포럼2 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아동복지심의위원회의 중요성을 실감하였고, 그 실효성을 제고하는 방법을 고민하였습니다. 현행법규에 따라 그 의무를 알고 이행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얼마나 되는지, 그 실태를 파악함으로써 아동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공공성 강화라는 도입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아동복지심의위원회가 적절하게 기능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에 지난 2016.3.14.부터 2016.3.25.까지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였고, 전국 지자체 아동복지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함) 담당부서에 설문협조요청 공문을 발송 및 이후 추가적인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전국 243개 지자체 중 231개 지자체의 설문응답을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4. 기준으로 243개 지방자치단체 중 위원회 구성에 필요한 조례를 제정한 지방자치단체는 143개이고, 실제 심의위원회를 구성한 지방자치단체는 81개에 불과했습니다.3 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한 이유로는 조례가 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제도도입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다, 중앙정부의 지원이 부족했다는 등의 응답이 차례로 제시되었습니다. 법치행정 시스템에 있어 위원회 구성을 위한 조례가 필요하다는 것과 조례가 제정된 경우에도 위원회 운영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조례의 내용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할까? 현행법규는 어떻게 보완되어야 할까? 중앙행정기관의 어떠한 지원이 있을 때 지자체의 내부적 역량강화가 가능할까? 국제아동인권센터의 고민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을 확장시키기 위해 전국 지자체에 실태분석 보고서를 회람하였고, 제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도 보고서를 발송하여 관심을 촉구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아동복지법」에서 아동복지심의위원회 관련 조항이 개정되었습니다.


2016.12.30. 조배숙의원이 “243개 지방자치단체 중 심의위원회 구성에 필요한 조례를 제정한 지방자치단체는 143곳이고, 실제 심의위원회를 구성한 지방자치단체는 81곳에 불과한 실정으로, 아동복지정책의 실효성 있는 추진 및 보호대상아동의 보호에 필요한 조치가 제대로 심의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을 이유로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으로 하여금 심의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현황에 관한 사항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심의위원회의 역할 제고 및 운영을 활성화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004856)을 대표발의하였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2017.8.30. 대안으로 제안한 개정안(의안번호 2008879)에 위 내용이 반영되어 통과된 것이죠.

국회의원의 제안이유와 개정된 「아동복지법」을 확인한 뒤에는, 2017년에 이르러 개선된 아동복지심의위원회의 현황을 찾아보았습니다. 보건복지부에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하여 취합자료를 받을 수 있었고, 국제아동인권센터가 실태조사를 실시했던 당시보다 126개 늘어난 전국 210개 지자체가 아동복지심의위원회를 구성하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운영현황은 시·도에서 제출한 자료를 취합하였음 (보건복지부)

실효적인 위원회 운영을 위해 보완된 「아동복지법」 개정소식이 매우 반가울 따름입니다.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각 지자체가 중앙행정관청에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설치 여부를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의무는 위원회 구성이행을 직간접적으로 촉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제아동인권센터의 실태조사와 분석결과가 개정안 발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개정안 발의를 통해 아동보호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인권을 증진하고자 하는 아동복지심의위원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확산된 결과라고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충분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2016 한국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실태분석]에 따르면, 아동복지심의위원회를 구성한 대부분의 지자체는 1년에 1회의 회의도 소집하지 않았고, 서면회의로 대체했다고 응답한 지자체도 있었습니다. 응답한 84개 지자체 중 예산이 배정되지 않은 지자체는 34개(40.5%)였고, 100만 원 이하로 배정된 지자체가 26개(31.0%)였습니다. 더욱이 아동복지심의위원회와 아동위원, 아동복지전담공무원 기타 청소년육성위원회 등과 같은 각 기구의 역할이 혼용되어 운용되고 있는 현실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아동복지심의위원회가 구성된 이후에는, 이름뿐인 위원회로 끝나지 않을 수 있도록, 어떻게 하면 위원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더욱 진지하게 모색할 때입니다.

2011년,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아동인권을 위한 우리나라의 일반이행조치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을 권고하였습니다.
- 아동정책조정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거나 오히려 가급적이며 필요하고 충분한 인적, 기술적, 재정적 자원을 확보한 적절한 관련기구를 수립할 것
-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를 포함한 다른 부처간, 그리고 관계 국가 및 지역단체(relevant national, regional and municipal bodies)가 아동권리 관련 기능 및 관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협약 이행을 위한 대한민국의 모든 활동을 효과적으로 조정할 것


이는 협약 이행을 위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그 기능과 관계를 명확히 하여 협력하는 것을 권고한 것입니다. 즉, 현존하는 법에 따라 구성된 위원회가 실효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이를 충분히 지원하며 상호 협력하기 위한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유엔아동권리협약은 부모 또는 법정후견인이 아동의 양육과 발달에 일차적 책임을 진다고 규정함(제18조 제1항)과 동시에, 당사국은 부모와 법정후견인이 아동의 양육책임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을 제공해야 하며, 아동보호를 위한 서비스가 개선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할 것, 이는 아동의 권리보장과 증진을 위한 당사국의 책무임(제18조 제2항)을 명시합니다. 아동의 양육은 가족 구성원 차원의 과제일 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아동기는 한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의 시작 단계입니다. 아동기의 영향은 연속적인 생의 흐름에서 계속하여 확장됩니다. 누적된 기억과 경험은 그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고, 사회적 관계를 조성하며, 심리적·정서적 안정을 지원하죠. 아동복지심의위원회는 이토록 중요한 시기에 위기상황에 놓인 아동을 위한 삶의 형태를 결정하는 권한이 있습니다. 위원회가 수행하는 아동의 보호조치·퇴소조치·친권행사의 제한이나 선정 등은 아동의 현재와 미래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들입니다. 그 고려과정은 아동 최상의 이익을 고려하여 사뭇 진지하고 치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혹여나 이번 아동복지법 개정이 의무이행자의 책무를 다한 것이라고 만족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아동복지심의위원회의 위원들은 그 중대한 책무성에 따른 역할을 인식해야 합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위원회의 운영을 적극 지원해야 하며, 이를 위한 명확한 근거법령, 구체적인 업무지침, 지속적인 교육훈련과정도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누군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요구됩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에 국제아동인권센터는 아동복지심의위원회가 그 역할을 충실히 감당할 수 있도록 관심의 끈을 이어가보려고 합니다. 혹시라도 이러한 노력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링크된 2016 한국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실태조사 보고서를 일독하실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국제아동인권센터가 이러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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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용교·김형태·오승환·정경은·정민기 (2014). 아동보호제도 평가 및 개편방안 마련 연구 최종보고서. 서울: 보건복지부.
[2]아동인권포럼은 아동보호체계를 점검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국제아동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뿌리의 집, 사단법인 두루, 세이브더칠드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외 관련 단체 및 전문가 등이 함께하는 연대모임입니다.
[3]243개 지자체 중 실태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12개 광역·기초자치단체는 제외한 결과임을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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