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아동권리 관점의 “아동보호체계” 구축을 위한 공적 책무를 강화하라 (양천사건 관련)

성명서
작성자
InCRC InCRC
작성일
2021-01-20 19:28
조회
1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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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아동권리 관점의 “아동보호체계” 구축을 위한
공적 책무를 강화하라

 


생후 16개월 만에 학대로 사망한 양천구 입양아동은 2020년 2월 입양된 후, 세 차례의 아동학대 의심신고와 조사가 있었음에도, 2020년 10월 끝내 사망하였다(이하 ‘양천사건’). 이에 정부는 현장의 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음을 확인하며, 양천 사건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2021년 1월 19일 제1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방안’을 발표하였다. 이번 대책은 진정 아동의 귀한 삶의 무게를 엄중히 고려하여 마련한 것인지, 정책 전반에 ‘아동권리’에 대한 언급이 전무한 대책의 실효성과 방향성을 묻는다.

2013년 칠곡 아동학대 사망사건, 2014년 울산 입양아동 학대 사망사건, 2016년 평택 아동학대 사망사건, 2017년 대구·포천 입양아동 학대 사망사건, 2018년 강서구 위탁모 아동학대 사망사건, 2019년 인천 아동학대 사망사건, 2020년 6월 천안 아동학대 사망사건과 2020년 10월 양천 입양아동 학대사망사건까지, 왜 우리는 반복되는 아동학대 사망사건을 막지 못했는가. 그간의 정부 대책이 놓친 것은 무엇이며 간과한 것은 무엇인가.

반복되는 사건의 근본 원인은 아동보호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모두 아동학대 신고, 입양, 가정위탁 등 아동보호체계 내에 있었음에도 아동을 지키지 못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을 보호의 대상을 넘어 권리의 주체라고 천명한다. 하지만 학대피해아동 사망사건은 우리 사회가 보호를 요청할 적극적 권리의 주체자로서 아동의 존재론적 지위를 인식하고 있는지, 부모를 알고 가정에서 자라날 아동의 기본적 권리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게 한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여전히 피상적이며, 관계 종사자에게 책임을 더하는 것에 집중할 뿐이다. 예컨대, 학대 대응 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위하여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교육시간을 2배로 확대하고, 경찰 현장 인력의 교육을 강화한다고 밝혔으나, 교육의 질과 지속성 담보를 위한 방안은 찾아볼 수 없다. 아동학대 신고와 조사, 보호조치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아동 중심적 관점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상시적인 전문가 협력과 소통체계, 이를 뒷받침하는 인적·물적·재정적 자원 확보 방안도 부재하다. 학대가 우려되는 위기가정 지원을 위한 대책 없이 ‘즉각 분리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도 아동인권에 정면으로 반한다. 가정은 아동의 발달과 안녕을 위한 본질적인 환경이다(유엔아동권리협약 전문). 국제인권규범은 아동에 대한 분리는 원가정 지원을 위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한 뒤에도 필요한 예외적인 경우에 이루어져야 하고, 분리된 뒤에도 아동의 원가정 복귀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하며, 분리에 따른 대안양육은 가정과 유사한 환경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개별사안에 대한 신속하고 전문적인 판단과 실천이 결여된 단순한 분리와 시설배치는 결코 아동권리에 부합하지 않는다.

특히 양천사건은 현행 아동보호체계의 실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아동의 친생부모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 아동 양육을 포기하게 되었는지,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세 차례의 학대의심 신고에도 불구하고 왜 학대 여부를 판단하지 못했는지, 국가는 입양절차 전반이 아동보호를 목적으로 적합하게 진행되지 못한 이유를 입양기관에 묻고, 원인과 문제점을 파악했는지, 법원의 입양 적격 결정은 무엇을 근거로 이루어졌는지, 또한 입양기관에 대한 지도·감독의무를 부담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양천사건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진상조사를 통해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단계별 책임주체와 책임자의 역할을 명확하게 규명하여야 한다. 경찰·검사의 수사를 통한 가해자 처벌을 넘어, 아동보호체계 재정비를 위한 범부처 협력에 착수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중앙과 지방의 일관된 아동보호체계와 원활한 소통체계 구축, 각 관계 종사자의 전문성 확보와 역량 강화를 위한 충분한 자원이 할당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아동보호체계의 ‘공적 책임’의 의미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제시된 정부 대책을 보면, 아동학대 대응체계와 입양체계가 별도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입양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제공되는 대얀앙육체계의 일차적 조치로서, 입양, 가정위탁, 그룹홈과 시설 일시보호 등은 분리될 수 없다. 아동의 친생부모가 입양기관을 찾느냐 지빙자치단체 관할의 아동복지시설을 찾느냐에 따라 보호조치의 내용과 방법이 달라질 수는 없으며, 입양기관의 결연은 아동보호 테두리 안에서 아동 최상의 이익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해서는 입양부모 심사와 결연, 입양허가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입양기관과 독립된 별도의 권한 있는 공적 기관에서 담당하여야 한다. 또한, 입양 전 사전위탁은 아동 중심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결연과정 구축, 입양 전 사전위탁에 대한 공적 개입과 모니터링이 특히 중요하다. 무엇보다 출생 즉시 공적으로 등록되어 체계 전반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아동보호의 출발점이다. 여수와 인천 사건 등 출생미신고 아동이 뒤늦게 사망한 채 발견된 사례도 거듭 발견된다. 출생통보제를 비롯한 보편적 출생등록 제도 도입을 통해 ‘법 앞에 인간으로 인정받을 아동의 권리 보장’을 실천하여야 한다.

양천사건의 원인은 아동학대로만, 또는 입양의 문제로만 설명할 수 없다. 전반적인 아동보호체계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조속한 진상조사를 통한 중장기 대책과 비전을 재점검하며, 아동보호체계 현장을 담당하는 종사자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실효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아동권리 관점의 “아동보호체계” 구축은 공공의 유기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수적이며, 정책의 출발과 종착점은 아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양천사건에 대한 정부 대책은 임시방편적 조치를 망라한 수준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 우리가 지켜주지 못한 한 생명의 떠남을 진심으로 애도하며, 진정 아동 최상의 이익을 실천하는 정부의 전향적인 대응을 요구한다.

2021년 1월 21일

(사)국제아동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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