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제도는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존재하는가

작성자
InCRC
작성일
2018-03-23 18:36
조회
237
최근 입양특례법 전부개정안에 대한 찬반의 목소리가 높다. 논란을 마주하며 입양제도의 목적을 생각해보게 된다. 입양제도는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존재하는가?
본 칼럼에서는 그에 관련된 다양한 쟁점 중 2가지에 집중하여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 입양제도의 공적 책무성 강화

대한민국도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은 그 전문에서 가정은 아동이 마주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단위로서, 아동의 발달과 행복을 위한 가장 자연스러운 환경임을 확인하였다. 부득이하게 아동이 일시적·영구적으로 가정환경을 상실한 경우라면, 국가는 아동보호를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부모는 아동의 양육과 발달에 일차적 책임을 지지만,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는 국가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입양제도는 아동이 친부모와 살 수 없을 때를 위한 대안 중 하나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과 「국제입양에 관한 아동의 보호 및 협력에 관한 협약」(이하 ‘헤이그입양협약’)은 입양은 아동 최선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부모를 대신하여 아동을 보호할 책임을 지는 국가는 아동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해야 하며,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절차적 요건은 아동이 가능한 안정적이고 행복한 가정에서 성장할 것이라는 결과에 입각해야 한다. 가정은 아동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기반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입양절차는 연속적인 성장과정에 있는 아동의 발달 속도와 개별적 특성이 존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입양신청과 입양 결정을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라는 공적기관이 담당하게 하여 입양제도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을 확인하였다. 친생부모, 입양부모, 입양아동 모두에게 입양제도를 안내하고 필요한 조치를 찾기 위한 공적 모니터링을 강화하였다. 엄격한 절차는 입양을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에게 가족적 환경을 제공하는 입양의 필요성을 인정함과 동시에 아동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입양절차를 강화한 입양특례법이 미혼모 등의 아동유기와 유의미한 관계가 없음은 국회입법조사처의 「입양특례법의 입법영향분석」 연구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입양을 촉진하고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라는「헤이그입양협약」 제9조는 절차 간소화가 아닌, 아동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국가의 노력을 의미한다.


2. 친생부모를 알 권리

또한, 아동은 부모와 다른 고유한 인격적 주체로서 현존한다. 부모와 다른 개별 인격체로 존재하는 아동은 삶의 정체성을 스스로 정립하고, 자신만의 인생을 만들어나갈 권리가 있다. 친생부모와 근원에 대한 물음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특히 해외입양인의 정체성 혼란으로 인한 어려움은 중앙입양원의 2013년 실태조사 결과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다.

아동이 친생부모를 알고자 하는 욕구가 입양부모에게는 상실감과 두려움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입양아동이 친생부모를 알고자 하는 것이 아동의 권리이며, 입양부모가 아동과 행복하게 살 권리를 박탈하는 것은 아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되어야 하며, 이름과 국적을 가져야 하며, 가능한 한 부모가 누구인지 알고 부모에 의해 양육받을 권리(제7조 제1항)”를 명시하였다. 국제사회가 아동의 출생등록 요건에 부모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 바와 같이, 친생부모에 대한 정보는 개인의 기본적 인적 요소에 해당한다. 국내입양을 홍보·장려하고자 설립된 사단법인 한국입양회도 입양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사업으로 ‘입양정보 제공’을 명시하고 있다. 입양은 감추어야 할 일이 아닌,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족형태 중 하나임을.

그리고 개정안은 입양아동과 친생부모의 입양정보공개청구권 행사에 아동의 동의를 요건으로 한다. 입양아동의 일상생활이 친생부모와 그 친족의 의지에 좌우되어서는 안 되며, 입양정보공개청구는 아동의 기본적 권리행사이기 때문이다. 입양부모는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의무이행자로서 아동의 심리적·정서적 행복을 지원해야 하며, 아동의 건강한 성장은 곧 입양부모의 권리존중이기도 하다.


나아가 아동최상의 이익을 실현하고자 제안된 현재 개정안에서 조금 더 고려되었으면 하는 점들도 있다. 예컨대, 가정법원의 충분한 심사가 있는 입양부모에게 '사전위탁'을 인정하기보다는, 엄격하고 구체적인 절차가 보다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계 종사자들을 촉진하는 제도적 기반. 입양동의를 위한 의견청취 연령을 '13세'로 한정하기보다는, 언어적·비언어적 의사소통이 가능한 입양아동 모두에게 입양제도를 안내하고 의견을 청취하며 필요한 지원조치를 찾고자 하는 확장된 절차. 아동의 주체적 삶을 인정함으로써 아동최상의 이익을 실천하는 입양제도이길 바란다.

사실은 모두 알고 있다. 입양제도는 입양되는 아동의 인권보장을 위해 마련되었음을. 입양 과정은 편의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며, 입양의 결과는 선의로만 여겨질 수 없다. 따뜻한 선의와 불필요한 행정편의를 넘어 아동이 인격적 주체로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권리를 마땅히 향유하는 것, 그리고 입양부모와 입양제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아동의 건강하고 안전한 성장을 지원하는 것은 우리 사회 공동의 책무이다. 따라서 입양특례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논의가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 지금도 우리 아이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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