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아동권리협약이 사법판단에 적용된다는 것은,

작성자
InCRC
작성일
2017-11-28 16:33
조회
529
2011년,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우리나라의 아동권리협약 이행상황에 대한 제3-4차 심의에 따라 다음과 같은 최종견해를 표명하였습니다.

10. 위원회는 대한민국 헌법이 협약을 국내법에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사실을 환영한다. 그러나 위원회는 협약의 전반적인 조항을 이행하는 국내법규가 불충분하고 대한민국 법원이 협약을 직접 적용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사실에 우려한다.
11. 위원회는 추가적인 관련 법 제정을 포함, 협약의 모든 조항이 사법판결에 적절히 적용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
위원회는 위 제3-4차 최종견해에서 2017년 6월 19일까지 제5-6차 대한민국 통합정기보고서 제출을 요청하였고(CRC/C/KOR/CO/3-4/para.88), 이후 대한민국은 국가보고서 작성을 위한 연구 및 검토과정을 진행해 왔습니다.
(CRC/C/KOR/CO/3-4/paras.10-11)

그 일환으로 진행된 유엔아동권리협약 5∙6차 국가보고서 공청회(2017.3.)에서 보건복지부는 다음과 같이 권고사항에 대한 아동인권 이행 상황을 보고한 바 있습니다.

6. 대한민국 헌법 제6조 제1항은 ‘헌법에 의해 체결 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실제 법원 판결에서 협약이 원용되는 현황은 미약하다. 협약의 전반적 조항을 이행하는 국내법규 보완과 협약의 모든 조항이 사법판결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2015년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을 위한 법적 제도화 방안 연구’를 수행하여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1
(CRC/C/KOR/5-6/para.6)

다소 추상적인 서술이 아쉽지 않나요? 국제법은 국내법과 동일하게 국내법원에서 적용된다지만, 실제적인 수치가 궁금하지 않나요?

국제아동인권센터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실제로 법원판단에 적용되는 빈도를 확인하고 싶었고, 이에 지난 2016년 재단법인 사랑샘의 지원을 받아 ‘국내 사법판단에서의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적용’이라는 연구를 수행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협약을 비준한 1991.12.20.부터 2016.10.30.까지, 유엔아동권리협약이 판결문에 언급된 판례를 조사함으로써 실태를 파악하고 적극적인 협약적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중 전주지방법원 판결(2009구합307)과 청주지방법원 판결(2013구합678)은 원고주장의 근거로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제시된 결과, 판결문에 언급된 경우입니다. 공개가 제한된 서울고등법원 판결(2015노1952판결)을 포함한 10개의 판결에서만 협약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고 사법판단의 근거로 원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협약이 판결문에 언급된 경우에도, 아동인권에 민감할 책임이 있는 법률전문가가 협약을 인식하는 기회가 되고, 판결문이 대중에 공개됨으로써 협약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다는 의미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한지 25년이 지난다는 의미에 비추어볼 때, 매우 아쉬운 결과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권의 가치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시대에 따라 달리 요청되며, 인간 존엄성 증진을 목적으로 적극 해석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보편적 인권조약이 국내법에 적용된다는 것은 그 실천이라 할 것입니다. 즉, 그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건,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상황, 아동과 아동의 부모의 신체적 특성이나 가정의 형태가 어떠하건, 모든 아동은 고유한 인격체로서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특히 그 과정을 지원하는 국제사회의 약속이며, 사법부는 그 책임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국내에서 협약의 사법판단 적용은 점차 확장되어 왔지만, 여전히 한정된 범위에서만 사법판단의 근거로 적용되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아동인권센터는 위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본 칼럼에 첨부된 파일을 참고해 주세요.)

○ 아동권리의 규범적 독자성 인정: 아동권리에 대한 법적 관점의 변화를 확인함
○ 협약이 적용된 선례의 중요성: 협약을 원용하는 문구가 반복되고 점차 보완되었음
○ 법률전문가에 대한 협약 홍보 및 교육: 유엔아동권리협약이 그 목적에 부합하여 적용되고 활용되기 위해서는 협약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함
○ 국내 아동권리 이슈의 확장: 아동권리 실현을 위해서는 개별적∙구체적 현실에서의 권리가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함


더디지만 조금씩, 분명 우리 사회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12개의 판례도 그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고 반영하고 있습니다. 조사결과에 제시된 한계와 긍정적인 시사점을 발판으로, 모두 함께 변화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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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건복지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2017), 유엔아동권리협약 5∙6차 국가보고서 공청회 자료집, 보건복지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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